필름카메라를 꽤나 오랫동안 사용해왔다.
2002년부터 동생에게 빌려 사용해왔던 Nikon FM2 는
여전히 나의 메인이다.
그리고 그렇게
나보다 앞서 필름을 사용해왔던 동생덕분에
필름전용스캐너인 Nikon Coolscan V ED(이하 V ED로 약칭)를 일찌기 사용해왔다.
동생이 결혼해서 분가한 뒤로도
미국에서 공부하던 형에게 부탁해서 한국으로 공수해
여전히 V ED를 사용해오고 있다.
근데 사용하다가 문득 불만이
그것도 매우 사소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V ED는 가성비로는 완전히 끝판왕이다.
더군다나 35mm 필름 전용으로서는 스캔위치 매뉴얼 조정, 오토포커스, 편평도 유지 등.
상위모델과 비교해 색공간의 차이, 그리고 개별어댑터를 통한 롤 스캔기능만이 아쉬울 뿐이다.
바꿔말하면 결과물 자체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의미다.
이마콘으로라도 달리지 않는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 사용해오면서 가시지않았던 불만 한 가지는
필름 풀로 스캔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V ED가 필름의 편평도를 확보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쉬운 방법은
35mm 필름에 보편적으로 뚫려있는 퍼포레이션을 그립하는 것에 있다.
그런데 V ED에서는
퍼포레이션을 그립하는 상하기어의 가이드라인을 살짝 두껍게 확보해버리는 바람에
결과물은 필연적으로 실제로 찍은 필름의 위 아래부를 갉아먹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 살짝 없지 않은 고민이 있던 와중에
인터넷 상에서 나와 똑같은 점을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낸 어떤 친구의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제는 사라져버린 '스캔유저'(http://www.scanuser.com)라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포스팅이었을텐데
그 포스팅은 구글의 '저장된 페이지'로도 찾을 수가 없어서
다른 유저의 개조링크를 첨부해두도록 한다. 좀더 복잡하게 서술했지만 말이다.
http://www.kimjongho.co.kr/info/infodetail.asp?seq=49&page=2&sel=0
위 링크는 분해과정을 상당히 복잡하게 서술해서 개조시도를 오히려 어렵기 만드는 단점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도 간단한 개조방법이 있다.
이것이 바로 니콘 Coolscan V ED 기본 어댑터 SA-21 이다.
사진에 보이는 전면부가 필름을 삽입하는 부분이고 바로 그 후면의 바 중앙부에 자리잡은 구멍이 스캔프레임이 되겠다.
스캔프레임을 확대하면 아래와 같다.
구멍을 보면 알겠지만 주변부 절삭이 깔끔하지 않아보일 것이다.
공장출하된 순정품이 이런 수준이냐고?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이건 이미 자작개조가 끝난 어댑터다.
위에 올린 링크대로 일일히 분리하고 조립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끌.
이거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굳이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모를까
끌을 사용한다면 플라스틱 분진이 어디로 들어가서 스캐너에 어떤 안좋을 영향을 미칠 지
혹은 결과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개조를 시도하는 초보들에게는 너무나도 불안한 요소일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하냐고?
간단하다.
문방구에서 파는 커터칼로 위 아래를 얇게 점차적으로 깎아내라.
하단부는 안쪽 프레임부가 바깥쪽 가이드보다 조금 더 올라가있다.
바깥쪽 가이드와 높이가 동일할 정도로 깎아주면 된다.
그보다는 미지의 기판이 자리잡고 있는 상단부가 문제다.
상단부도 마찬가지로 바깥쪽 가이드보다 조금 더 내려와있다.
그런데 하단부와 마찬가지로 깎아내다보면 상단부 중앙에 작게 기판부가 하나 돌출되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포토커플러라는 센서부인데
어댑터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알겠지만 이 포토커플러 센서부를 경계삼아 상단의 돌출프레임을 전부 깎아내었다.
그렇게 깎아내고 나면
스캔결과물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개조 전
개조 후
보다시피 헤드룸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하단공간의 차이는
사진에 따라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트리밍을 배재하고 필름 풀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
어쩌면 V ED 의 개조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아닐까.
*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불펌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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