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에서 필름을 쓰다보면 135 필름 중 애용하던 필름을 중형에서 구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135 필름 중에서는 쓰기 힘들었던 필름을 의외로 120 필름에서는 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이제 언급하려는 코닥의 EPR64 도 그 중 하나다.
사실은 여행 후 현상해본 필름 중 가장 맘에 안드는 필름이 바로 이 EPR 64였다..
현상소에서 라이트박스에 대고 루뻬로 들여다본 EPR64 는 슬라이드치고는 너무 우중충하고 애매한 발색구조라 여겨졌던 것이다..
이건 후지로 치면 Sensia 도 아닌 것이, 아스티아도 아닌 것이, 대체 왜 이런 필름을 만들었는가 의뭉스럽게 만들 지경이었다.
마침 스캐너도 없던 관계로 바인더에 들어가고는 한동안 들여다보지도 않던 EPR64.
스캐너를 구입하고 난 뒤 비로소 외출을 시작한 EPR64 는 루뻬와 라이트박스에게 관광당한 그 사유와는 다르게도 그 미묘한 발색이 오히려 궂은 날씨와 흐린 하늘 아래에서 무겁고도 육중한 톤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미쳐 언급한 아스티아처럼 미묘한 노출값 사이에서 제자리를 찾을 때는 아마도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도 최고의 필름이 되어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아아 물론 EPR64를 다시 구해써볼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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