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160S 를 한 롤 구매하게 된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코닥의 Portra 160VC 와 어떻게 다른거지?'
(현상소의 현상액 처리 과정에서 기포가 제대로 빠지지 않아서 필름에 얼룩처럼 남아있는 느낌이다)
160NC 는 한롤 써봤지만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좀 멀었고, 중간계조에서는 슬라이드와는 전혀 다른, 네거티브 필름의 한쪽 끝을 담당한다고 할만한 160VC 의 존재가 후지라는 거물 메이커의 160 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을 다름이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은 후지와는 좀 거리가 있긴 하다. 남들 좋다는 오토오토도 전혀 맘에 와 닿지 않고(비스타 400 과 비교하면 특색이 너무 적다. 노이즈양은 확실히 비스타보다 적긴 하지만...) 슬라이드도 남들 다들 좋아라 하는 프로비아나 벨비아가 사실 그닥 땡기지 않는다..(프로비아는 블루톤이 강성해서 중성적인 맛이 줄고, 벨비아는 발색이 너무 강해서 계조의 폭이 너무 좁을 뿐만 아니라 인물사진에 맞지 않는 발색특성을 가진다)
결국 개인적으로 후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리얼라'에 담겨있는 셈이다. 폭넓은 계조부터 인물, 풍경 가리지 않고 담아내는 발색특성. 관용도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라서 노출스텝에 엉길 일도 적고 말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리얼라보다 약간 비싼, 하지만 포트라보다 가격은 싼, 그 애매한 가격대에 형성되는 PRO160S 의 존재는 대체 무엇일까..? 그래서 한 롤 구매해 사용해 보았다.
이 PRO160S 는 우선 디지탈라이징을 배려해서 만든 필름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오전 중 데이라이트 촬영에 있어 화이트 밸런스가 전혀 고려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후보정 작업을 해보면 화발이 잡히는 걸로 봐서 기본적으로 발색의 밸런스는 나쁘지 않다는 점은 확연히 알겠지만 거의 4-5시 무렵까지 화발이 춤추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넘의 필름이 해질 무렵이 가까워지면 본격적으로 실력발휘를 하기 시작한다. 화발이 정확하게 떨어지기 시작하고, 드디어 해가 넘어가 하늘이 파랗게 되면 발색과 암부의 계조분포, 관용도까지 전부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넘이 되버린다..
단 한롤로 결정짓기는 아직 모자라겠지만 확실히 좀더 승부해볼 가치는 있어 보인다.
*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불펌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寫眞物語'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mm CZ T* (0) | 2014.02.13 |
---|---|
Synonym for Slide : RVP (aka Velvia 42) (0) | 2014.02.13 |
new eyesight 24mm F2 (0) | 2014.02.13 |
糟糠之妻, Kodak T-Max400 (0) | 2014.02.13 |
흑백의 또다른 마력, Kodak Tri-X (0) | 2014.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