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OT 부터 눈에 띄였다. 비디오 테잎 도입부마다 들어있는 경고용 영상의 대사를 낱낱히 외우고 그걸 극화시켜 연출하는 것으로 과 장기자랑을 준비할 때부터 그 이상한 오타쿠적 발상은 확실히 각인되었다.
이후로 한동안 죽었나 살았나도 잘 몰랐다. 수업에 잘 나타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 녀석의 모습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문득(!) 마주하고 나눈 대화 속에서 녀석은 게임에 미쳐있었고 일본애니메이션에 시선을 빼앗겼고 SF 장르에 대한 무한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으며 그 저변에는 컴퓨터에 완전히 돌아버린 한 인간이 도사리고 있었다.
결국 학교도 중퇴하고 이후로 한동안 연락이 두절되었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인연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아니 사실은 그래서 중간자도 서버도 필요없이 우리의 인연은 1대1 직렬연결로 지속될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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