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群像

Absolutely Master - Sam

사실 샘을 맨 처음 봤을 때부터 인상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 학번에게 있어 샘의 인상은 그리 좋게 느껴질 수 없었다.
당시 학과장이셨던 샘은 우리를 보자마자 때린다는 소리부터 하셨고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 한껏 자유와 놀 준비로 가득한 우리에게 그런 협박조(?)의 엄포는 설탕처럼 단 소리처럼 들릴 리 만무했다.
하지만 그 엄포 이후에 우리는 샘의 얼굴을 한동안 전혀 볼 수 없었다. 원래 샘의 담당수업이었던 '철학의 이해'는 샘이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져서라는 설명과 더불어 갑작스레 다른 교수님에게 맡겨졌고 우리는 단지 우리를 때릴 지도(!) 모른다는 샘을 잠시나마 볼 수 없었다는 사실에 슬그머니 안도감을 느꼈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 감상을 주로 한다는 샘의 세미나를 선택하고 한동안 현주 선배를 통해 입수되어 보게 된 영화들은 아주아주 낯설고도 이상한, 영어자막이라도 있으면 혜택받은 걸로 여겨야 할 알 수 없는 흑백필름들이었다. 덧붙여 몇가지 감상포인트가 적힌 페이퍼 한장이 쥐어졌고 우리는 그렇게 중간고사에 이르기까지 알지못할 영화들만 주문처럼 보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학기의 절반, 중간고사가 끝나고 '철학의 이해'로 처음 수업을 시작한 샘은 절대 풀지 못할 의문과 평생을 끌어안을 숙제를 가득 가지고 병원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그 숙제로 골머리를 썩는 제자들은 아직도 샘 곁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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