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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3 제주섬 두번째 이야기 : 외돌개

사실은 첫날에 커다란 실수 하나를 저지르게 된다.
그건 바로 필름 첫롤을 소진한 뒤, 잠시 차속에서 대화가 진행되는 바람에 필름을 감지 않았음을 까맣게 잊은 채 다 감았다 생각해버리고 뚜껑을 열어버린 것이다...
뚜껑을 따는 순간 '허걱'했고, 그나마 차속에 있어서 일광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은 채 뚜껑을 다시 슬쩍 닫아버렸는데 어쨋든 그리하여 첫롤 후반에 찍은 5-6장의 필름을 통째로 말아먹어버리는 일련의 사고를 저질러버린 것이다..

뭐 그래봤자 별거 있겠느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버드의 실력으로 보아 더더욱 그러하지만) 원래 놓친 고기가 더 커보이는 법이라고 간만에 찍을 수 있었던 제주섬 설경, 그 중 산굼부리를 뒤로 한 채 내려다보이는 일대의 수묵화 풍경 한자락 잡아본 쇼트들이 날라가버린 셈인지라 아직 그 생각만 하면 아쉬움에 치가 떨릴 지경이다...(그날 산굼부리는 멀쩡히 서있기도 힘들만큼의 강풍이 언덕길을 따라 불어내려왔고 잠시동안의 바람잦음 사이에서 간신히 간신히 찍어낸 사진인지라 더더욱 그러하다)

나중에 올릴 천지연 폭포를 거쳐서 그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외돌개.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즈넉한 일대의 풍경은 제주도의 한자락을 채움에 부족함이 없는 장소였다.  
다만 안타까워할 일은 그것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버드의 사진 실력과 암부에는 그다지 실력발휘하지 못하는 슬라이드 필름이 장착되어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마음 한 구석에 남겨서 담번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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